메디컬 하강 보고싶다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데 뭐 하나 할때마다 둘이 의견충돌 쩌는거. 씨티촬영한거 걸어놓고 이 환자 입원장 어디로 작성할지 놓고 싸우는데 강해준은 차분한 어조로 신경 박박 긁고 하성준 이마에 핏줄서고. 근데 사실 둘이 헤어진 사이.
야 너 지금 나 엿먹이려고 일부러 그러지? 어? 야 시발 강해준! 여기 병원인데 공과 사는 좀 구분하시죠. 장선생. 이분 찬물 좀 갖다드려. 나와. 이 씨발새끼야. 오늘 아주 결판을 내자, 어? 길길이 날뛰는 하성준 뜯어말리는데 영문 모르는 인턴들은 둘이 진짜 사이 나쁘다고만 생각함. 사실 알만한 사람들은 둘이 어떤 사이였는지 다 알아서 지겨움. 니네 진짜 지치지도 않냐? 헤어졌으면 됐지 왜 이렇게 서로 질척거려? 하는데 그게 삐뚤어진 미련이란걸 인정안하는 거.
하성준 앞에서는 얼음장같은 얼굴이었던 강해준도 돌아서고 나면 지친 표정. 그 새끼랑 연애한게 인생의 실수라고, 담배피우면서 김동식한테 하는 말 어쩌다 듣고서 무너지는 것도 보고싶다. 매일 얼굴을 보고 같이 일하는게 점점 힘들어지는데 어떻게든 티를 안 내려고 노력하지만 체증처럼 하성준이 얹혀있는 거. 오프도 없이 미친 사람처럼 일만 하는 강해준 얼굴이 더 환자같은데 일이라도 안하면 자꾸 딴생각만 나서 더 괴로워 그거라도 매달려야 살만해지는 걸로.
그러다가 하성준이 병원고위급의 딸과 선 봤다는 소식 들었으면 좋겠다. 어차피 자기랑은 절대 할수 없는 결혼이라는건 알았지만 잘 되가는지 얼굴 점점 좋아지는 하성준 보면서 혼자 속 끓었으면. 연애할때 성격차이가 너무 심해서 먼저 헤어지자고 한 것도 자기였는데 왜 뒤늦게 후회인지 증오인지 미련인지 모를 감정에 허덕이는지. 그러면서도 하성준한테는 여전히 냉랭해서 하성준은 강해준이 정말 자기를 싫어한다고만 생각하는거. 아 다 스킵하고 흰가운 위에 코피떨어져서 적시는거 보고 싶다.
둘이 또 환자 놓고 말싸움같지도 않은 논쟁 벌이고 있는데 강해준 가운 위에 선명한 붉은 피가 툭툭 떨어지는거. 막 소리 지르려던 하성준이 눈 동그래져서 강해준 쳐다보다가 익숙하게 코 틀어막으면서 너 혈관도 약한게, 아직도 이러냐? 하는데 강해준 심장이 덜컹함. 환자 다 뺏어갈때부터 알아봤다 내가. 무리하거나 피곤하면 코피 잘 터지는 강해준 익히 아는 하성준의 그 별말도 아닌 말이, 오랜만에 닿는 체온이 반갑고 그립다고 생각하는 자기가 병신같은 거. 얼결에 붙잡은 하성준의 손목은 따뜻했고 손길은 다정했음. 강해준의 흔들리는 눈을 하성준이 바라볼까봐 냉큼 뿌리치고서 자리 떠나는 강해준.
도망치듯 화장실 들어와서 거울에 비치는 자기모습이 그렇게 초라할 수가 없음. 다 끝났는데.. 이미 날 사랑하지 않는 하성준이라는걸 다 아는데 이제와서 끝이 아니라고 하는 자기 마음이 미련하고 한심함. 뭐 어쩌자고. 초췌한 자기 얼굴 보면서 피 닦아내다가 강해준 소리없이 울었으면 좋겠다. 지나고 나니까 그게 사랑이었고 생각보다 마음이 깊은데 표현을 못했던걸.
하성준 약혼소식이 들리고 다들 축하해주는데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 강해준. 저 새끼 약올라서 그런다고 일부러 농담하는데 굳은 분위기는 풀리지 않고 강해준은 자리 벗어나는거. 하성준이 그런 강해준 유심히 보다가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데 그 날 이후로 점점 무리하는 강해준을 사람들도 이상하다고 생각하게 됨. 강선생님 요새 좀 이상하지 않아? 하는 수근거림에도 묵묵히 자기 할일만 하는데 그러다가 한번 병원에서 쓰러지는 거. 장백기한테 축 늘어진 채로 업혀있는 강해준을 지나가다 본 하성준이 얘 왜이래? 하고 놀라서 물으니까 저도 모르겠다며 달려가는 장백기 쫓아가는 하성준.
과로,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의 이유로 결국 백지장같은 얼굴로 잠들어서 링겔 맞는 강해준 옆에 선 하성준이 물끄러미 얼굴 보는데 정말 많이 상한 얼굴이 조금 안쓰럽기도 한거. 눈만 마주치면 싸우던 새끼였는데, 이상하다. 기분이 왜 이렇게 별로냐. 하고 어이없어 웃은 하성준이 등돌려 나가려고 하는데 잠꼬대처럼 강해준이 가지마.. 하성준... 중얼거리는거 듣고 놀라서 뒤돌음. 잘못들었겠지. 하는데 성준아. 하고 다시 자기를 부르는 목소리. 강해준이 자길 쳐다보고 있는거. 강해준은 절박한데 하성준이 아무렇지 않게 깼냐? 넌 의사라는 새끼가 니 몸은 그따위로 하냐고 일부러 딴소리하면서 말 돌렸으면.
무슨 말이라도 해서 붙잡아보려 했던 간절한 바램이 그 순간 와장창 깨져버림. 하성준은 분명히 자기를 외면하고 있었으니까. 푹 한숨 쉰 강해준이 약혼 축하한다고, 마음에도 없는 말 하는데 어 너도 몸조리 잘해라 하며 나가는 하성준. 병실 문이 닫히자마자 그대로 울음터트린 강해준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 상황이 구질구질하고 이해 안되는거. 근데 아프니까 더 서럽고 외롭고 하성준이 필요하고 생각남. 정신차리자고, 이제 마음 다잡자고 몸 추스리는 강해준.
저 새끼 결혼식때 더 멋있게 가야겠다. 하면서 실연당한 구남친같은 다짐이나 하고. 정말 그 다짐대로 놓았던 정신을 챙기고 몸을 살피니까 얼굴이 다시 활짝 피는거. 거기다 하성준한테 화도 안내고 웃어주기까지. 이새끼 아프고 나더니 미쳤나 싶은데 자꾸 자기도 모르게 시선이 향해서 당황스러운 하성준. 아 미친건 나인가. 밥먹다가도 어른거리는 얼굴에 멍때리고 약혼녀보다 강해준 생각하는 시간이 더 길어지는거. 극과 극인 성격 극복못하고 헤어졌는데 이제서야 좀 그게 후회도 되고 아 그때 좀만 참고 붙잡을걸. 욱해서 길길이 소리지르고 싸웠는데 냉정한 말로 자기속 뒤집는 강해준이 그땐 더할 나위 없이 미워서 헤어지잔 말에 그래 니좆대로 해라 하면서 단칼에 승낙했던 거였음. 근데 요새 왜 저러냐고 사람 미치고 돌게.
반면 강해준은 일단 몸의 평화가 오면서 마음도 슬슬 정리됐으면. 하성준이 결혼을 하면 맘이야 좀 쓰릴테지만 어차피 헤어진 구남친이 결혼까지 하는 마당에 질질 미련 끌어봤자 뭐하겠냐고 깔끔하게 체념. 그래 차라리 더 나은 사람을 찾자. 그 새끼가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잖아. 세뇌하면서 어디를 갈까 누굴 소개해달라고 할까 계획만 세우는데 그게 여자일지 남자가 될지도 모르겠는거. 고작 1년 사귀어놓고는 게이 다 됐네. 씁쓸한데 날 이렇게 만든 새끼가 여자랑 결혼을 해.
그렇게 강해준이 벗어날 타이밍에 하성준 망했으면 좋겠다. 자기 앞에 놓고 딴 생각한다고 약혼녀랑 싸워버렷. 여자랑 연애하는게 강해준이랑 연애하는것보다 훨씬 손이 많이 가고 귀찮다는걸 여실히 느끼는거. 그러면서 과거미화 시작하는데 그래 성질이 좀 뭐같고 정없긴 해도 괜찮은 애였지 이딴 생각ㅋㅋ 개 같이 싸울때는 언제고.. 그래서 강해준을 자꾸 쫓으니까 연애 시작하기전의 약간 설레던 그 감각이 다시 되돌아오는 것. 눈앞의 탄탄대로를 두고 왜 이런 뻘생각을 하는지.
왜 또 여기까지 밖에 없어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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